본문 바로가기

Mr. Snow White/2013

내 어깨위 고양이 설이

 

얼마 전 아침에 일어났더니 설이가 느닷없이 제 어깨 위로 뛰어올라 왔습니다.

어깨에 올려놨던 적은 몇 번 있지만 먼저 올라간 적은 처음이라 깜짝 놀랐어요.

 

 

 

 

곁에 있던 엄마가 빵 터지고, 증거영상도 찍어주셨습니다.

동영상으로는 퉁퉁 부은 쌩얼을 커버할 방도가 없어 부득이 캡쳐로 대신합니다;;

아래부터는 초점이 안 맞아서 많이 흐린데 부디 너그럽게 양해해 주세요;ㅁ;

 

 

전 깔려있느라 어떤 표정인지 못 봤었는데 제법 만족하신 표정이군요;; 약간 썩소?

아마 제가 등빨이 있어서 편했을 겁니다ㅎㅎㅎ

 

 

굼실굼실 자세를 바꾸기에 기대했는데

 

 

훼이크였습니다...

한국 사람 말을 끝까지 들어봐야 아는 것처럼 고양이의 행동도 끝까지 봐야함;;

 

 

이동중 제 머리를 엉덩이로 사정없이 뭉개더군요;;

동영상으로 보면 뚱실뚱실 엉덩이가 꾹꾹 누르는게 보이는데... 못 보여 드려 아쉽다고 해야할지ㅎㅎㅎ

 

 

그 상태로 잠깐 휴식...ㅠ

 

 

다시 움직이길래 내려오는 줄 알았는데 또 훼이크였습니다;;

 

 

설이가 한참 올라와 있으니 보다못한 엄마가

"우리 딸 어깨 아프다, 빨리 내려와!"하고 제편을 들어주셨답니다.

엄마밖에 없어요, 흑흑...

 

 

설이가 웅얼웅얼거리는 소리는 들었는데

나중에 동영상 보니 완전 어이없다는 표정이네요;;

엄마한테 항의한듯ㅋㅋㅋ

이눔 시키, 어디 엄마한테 대드냐!!

 

 

비록 일어나자마자 생긴 일이라 정신도 없었고 동영상 초점도 안 맞았지만

설이와 저의 달달한 사이를 입증하는 증거물을 공개할 수 있어서 기쁘네요.

저 사진은 설이가 저한테 뽀뽀해 주던 모습이랍니다!

궁뎅이랑 뒷통수만 보이지만 진짭니다...-┎

 

오빠는 설이가 절 만만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하는데(부러워서 그러는 거죠, 흥!) 전 그래도 좋기만 합니다.

제가 일본에서 돌아왔을 때 설이가 저를 얼마나 서먹서먹하게 대했는지를 생각하면 엄청난 발전이거든요.

그 후로 2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하면서 이제 더 친해질 수 없을 만큼 친해졌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깨 위로 뛰어오른 설이를 보며 우리의 관계가 아직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사랑스러운 고양이가 지금보다 더 좋아지면 어쩌란 말인지ㅎㅎㅎ

 

-

 

이 글을 쓰려고 생각하다 보니 문득 지난 가을쯤 읽었던

'내 어깨위 고양이 밥'이라는 책이 떠올랐어요.

노숙자 출신인 글쓴이가 길고양이 한 마리를 구해 주게 되고,

그 고양이를 통해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이야기인데

그 이야기가 왠지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만은 않더군요.

 

저도 블로그를 통해 설이에 대한 글을 쓰면서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았고,

그럴 때마다 더 열심히 글을 쓰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정말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Mr. Snow White > 2013'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이의 단호박 형아  (29) 2013.12.30
12월29일 2013 러브스토리  (26) 2013.12.29
12월28일 여행을 떠나요  (18) 2013.12.28
이런 요~물! 고양이  (19) 2013.12.27
12월26일 호기심은 고양이  (26) 2013.12.26
설이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31) 2013.12.25
누나의 산타복을 빌려입었다  (24) 2013.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