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r. Snow White/2012

오빠의 옛남자친구(?!)


지난 번 글에 썼듯이 저희 오빠는 외박을 했습니다.
본인은 외박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안 든다며 여행으로 정정해주길 요청했으나
그런 사정을 알 리 없는 고양이에게는 여행이나 외박이나 똑같다고 묵살했죠~

아무튼 오빠는 친구들과 여행을 갔는데
거기서 어떤 길고양이를 만났다고 합니다. 

 사진 속 이 삼색고양이인데
오빠를 무척 따랐다고 하는군요.

발라당~
초면인 고양이가 확실하답니다;;

도대체 고양이의 마음을 얻는 비결이 뭐랍니까?!
고양이 신에게 사랑이라도 받는 건가요ㅠ?
그렇게 생각해 보니 오빠의 첫 고양이도 처음 본 오빠를 자취방까지 졸졸 따라온 길고양이였죠.
새삼 다시 생각이 나서 예전에 아고라에 썼던 글을 다시 이 블로그로 옮겨보려고 합니다.

당시 썼던 글의 제목은
오빠의 옛 남자친구

사실 오빠는 설이가 처음 기르는 고양이가 아닙니다.

몇 년 전 자취할 때 비록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함께 했던 고양이가 있거든요.

 뭬이야? -남묘천하 설경빈
(재탕 삼탕 사골까지 우려먹을, 제가 제일 좋아하는 설이 하품 사진ㅎ) 

정확히는 룸메이트 정도겠으나

설이의 심경을 반영해서 자극적인 제목으로;;

 

설경빈(!)의 질투심을 자극한

과거의 남자는 바로 냥군이라는 이름의 고양이입니다.

일편단심 설이인 저는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고 했지만

 냥군이도 한 미묘하는 고양이더군요…==
(외모에 약한 전 갈대 같은 뇨자)

 냥군이는 길고양이였습니다.

어느 날 자취방에 놀러온다는 선배를 마중 나갔다가 마주쳤는데

졸졸 따라오다 결국은 자취방까지 점거한 붙임성 좋은 고양이였죠.

사람을 잘 따르고 사료도 잘 먹었던 걸로 봐서버려진 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듭니다.

(옛날엔 기르던 동물을 버리는 게 드라마에나 나오는 일인 줄 알았는데

드라마보다 현실에서 더 비일비재한 일이더라고요씁쓸;;)

 1 1일 추운 겨울에 만났던 냥군이,
춥고 배고픈 계절에 집까지 찾아온 손님을 내칠 순 없었죠. 

원래 고양이를 좋아했던 오빠는

근처 살던 후배와 같이 냥군이를 돌보기로 합니다.

하지만 냥군이가 오빠와 함께 했던 시간은 한 달 남짓.

 (오빠와 냥군이의 행복한 시간들)

오빠는 한 달 뒤 자취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야 했거든요.
냥군이를 데려오고 싶었지만 부모님이 동물 기르는 걸 전부터 반대하셨고요.
그래서 같이 돌보던 후배에게 냥군이를 맡기고 자주 들러 돌봐주기로 합니다.
그런데 1년 더 자취할 예정이었던 후배도 곧 살던 곳을 정리하고 떠나게 되었죠.
길러줄 사람을 찾아보고 정 안 되면 반대를 무릅쓰고 데려올 예정이었으나
냥군이를 눈 여겨 보던 후배의 여자친구가 냥군이를 기르게 되었습니다. 

그 후 냥군이는 식빵이라는 이름을 새로 얻어

사랑 받는 집고양이로 자라고 있습니다

 

 사랑 받고 있다는 느낌이 물씬 풍기죠?

지금은 다른 집에서 다른 이름으로 불리며 살아가고 있지만

오빠의 기억 속에도, 그리고 냥군이의 기억 속에도

함께 했던 시간들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을 겁니다.

 

+에필로그

설경빈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던 백 무수리는

둘의 사이를 이간질하고자 이 사실을 고하였으나

, 그래 봤자 지금 안겨있는 건 나라옹~!! 

그렇게 해서 백 무수리는 또 다시 내쳐졌다는 씁쓸한 결말이

 

.

'Mr. Snow White > 2012' 카테고리의 다른 글

D-2 투표합시다!  (9) 2012.04.09
고양이의 혀는 왜 까칠할까?  (8) 2012.04.05
옥탑방 고양이 설이  (8) 2012.04.03
기다리기  (6) 2012.03.29
가족들과 설이의 첫만남  (10) 2012.03.26
비오는 오늘은 낭만고양이  (14) 2012.03.23
박스는 고양이도 일어서게 한다  (6) 2012.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