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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Snow White/2013

한 가족을 치유한 검은 고양이 이야기, 클레오

인생에 시련은 예상치 못하게 찾아온다.
고양이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때로는 시련과 고양이가 동시에 찾아오기도 한다.
이 책에 나온 가족들에게처럼.

 

 

한 가족을 치유한 검은 고양이 이야기, 클레오

 

 

그들에게 찾아온 검은 고양이의 이름은 클레오였다.
또 다른 어려움이 아닐까 생각했던 그 고양이는
가족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일상의 기쁨을 찾아주었다.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고양이를 털도 많이 날리고, 그다지 살갑지도 않으며, 하루 중 대부분은 집에서 제일 따뜻한 곳을 차지하고 누워 뒹굴거리다 잠이나 자는 쓸데없는 생물이라고 생각한다. 뭐, 사실 그렇기는 하다.
하지만 곁에 두고 보면 그들은 참 따뜻하다. 뭘 알고 그러는지 모르고 그러는지 그들은 필요한 순간에 곁에 있어주고 우울함에 빠졌을 때 엉뚱한 행동으로 웃음을 준다. 마음을 내주지 않는 것 같다가도 외로운 순간에 눈을 맞춰주고 속을 들여다보고 내 마음을 이해해주는 것 같은 그런 따스함. 그걸 알게 되면 고양이의 숱한 단점들조차 매력으로 느껴진다.
흔히 고양이에 대한 글을 쓰다 보면 고양이에게만 초점을 맞추느라 잊기 쉬운데 중요한 점은 그들이 바로 그렇게 우리의 삶, 우리의 생활 속에 함께 한다는 점이다. 고양이는 동떨어져서 자기만의 세계를 확립하고 있는 것 같지만, 실은 가족의 일상과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 책은 단순히 ‘클레오’라는 이름의 고양이에 대한 관찰일지가 아니라, 클레오를 포함한 글쓴이 가족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 더 감동적이다. 글쓴이 가족의 삶 속에 들어가 같이 고민하고, 슬퍼하고, 그리고 클레오에 의해 치유받는 느낌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클레오와는 반대로 하얀 털을 가진 고양이, 설이가 우리 가족을 찾아왔을 때가 떠올랐다.

가족을 잃은 글쓴이의 슬픔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우리 가족 역시 힘든 상황에 놓여있었다. 원래 고양이를 좋아했던 오빠나 나와는 달리 반대할 기력이 없어 그냥 받아들였던 엄마에게 설이는 참 성가신 존재였을 것이다. 그런데 엄마가 슬퍼할 때, 내가 어떤 말로 위로를 해야 좋을지 알 수 없었을 때, 조그만 고양이 한 마리가 자기 딴에는 경계한답시고 등을 세우고 옆으로 폴짝 폴짝 뛰었고 그 덕에 오랜만에 엄마의 웃는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내가 집을 떠나 있던 일년 동안 설이는 막내처럼 엄마 곁을 지켜주었고, 지금도 가족들에게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늘 함께여서 그런 고마움을 종종 당연하게 생각하고 잊곤 하는데, 클레오 가족의 이야기를 읽으며 항상 곁에 있어주는 가족들과 설이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그나저나 이 까만 고양이는 누구야…? 취향 바뀐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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