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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Snow White/2012

한 포기 줍쇼~

 

 날씨가 더워지면서 설이는 열심히 털옷을 갈아입고 있습니다.

풀풀 날리는 털옷 중 일부는 그루밍을 하다 설이가 꿀꺽 하겠죠.

 

 

그런 설이의 소화기 건강을 위해

캣그라스를 키우고 있습니다.

 

아직 캣그라스가 뭔지 모르는 초보 집사님도 있을 거라 생각해서 설명하자면

고양이는 육식동물이지만 원활한 소화 혹은 섬유소나 미네랄 섭취를 위해 풀을 먹습니다.

고양이의 소화기관이 채식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다량으로 먹을 경우 토하기도 합니다.

보통 헤어볼 방지를 위해 호밀, 귀리, 보리의 싹을 먹이는데 이를 캣그라스라고 부릅니다.

 

캣그라스 키우기는 아주 쉽습니다.

선인장도 말려죽인 지옥의 손인 제가 보장합니다!

 

 

우선 적당한 용기에 키친타올을 깔고 씨앗을 불려주세요.

그 위에 뭔가를 덮어서 어둡게 해 주면 더욱 좋습니다.

 

 

하루 정도 방치해 두면 뿌리가 나옵니다.

하루가 지나도 나오지 않는다면 물을 주고 이틀간 방치하세요.

전 처음에 귀찮아서 계속 물을 주며 방치했더니 키친타올에 뿌리를 내려서

어디서 영양분을 흡수했는지 자라긴 했지만 뭔가 싱싱한 느낌이 없더군요;;

 

 

뿌리가 나왔다면 키친타올에 뿌리를 내리기 전에

화분에 적당히 씨앗들을 분산시켜 뿌려 줍니다.

먹고 나면 파내서 버려야 하므로 너무 깊이 묻지 마세요.

 

 

물을 주고 기다리면 두어 시간 만에 이렇게 솟아 올라옵니다.

 

 

너무나 놀라운 성장속도, 게다가 잘라도 또 자라는 놀라운 생명력에

혹시 속아서 잡초를 산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입니다.

 

 

그리고 일주일 정도 방치하면 짠!

꼼꼼한 엄마가 알아서 키워주고 고양이에게 먹여줍니다.

 

제 경우는 그랬구요...=ㅁ=

사실은 이틀 정도만 지나면 저렇게 무성해집니다.

 

 

총 재배기간은 3일 정도.

그 이후로는 하루에 한번 물만 꾸준히 주면 됩니다.

 

화분 째로 갖다놓고 먹기를 권하는 방법도 있지만

전 개인적으로 가위로 잘라서 먹이는 쪽을 추천합니다.

작년 여름에 처음 캣그라스를 키웠을 때 이런 일이 있었죠...

 

 

 

 

다음 날 아침

 

 

 

 

 

과연 풀을 먹어줄까 우려했는데

풀도 먹고 뿌리도 먹고 심지어 흙까지 먹는 사태가 발생했죠;;

 

얼마 전에는 캣그라스를 너무 많이 먹고 토하기도 했는데

당시에는 그 많은 풀을 토하지도 않아서 걱정했습니다;ㅁ;

초록 변은 아니었지만 변에 섞여 나왔겠죠...?

 

 

제가 바쁜 동안 엄마가 종종 설이에게 캣그라스를 잘라 줬더니

제가 부엌에 들어갈 때만 올라가 있던 옥상 위에 이젠 엄마가 들어갈 때도 올라갑니다.

 

통행료 받는 동네 깡패같다는 생각이 드는 건 저뿐인가요?!

 

 

 

 

구걸은 불쌍하게!

 

 

그러나 먹을 땐 상전처럼!

"여봐라! 어서 나물(?)을 대령하지 못할까?!"

 

 

설이는 여타 깡패와는 달리

촉촉 눈빛과 발라당 애교로 삥을 뜯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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